[발표] 2022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수상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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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수상작 발표
국제경쟁 부문
[총평]
올해 선정작들은 형태, 스타일, 문화, 내러티브를 다양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채로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창성, 장인정신, 스토리텔링 능력, 무엇보다 항상 새롭고 독자적인 방식으로 보편적 진실을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전 세계 감독님들의 창의성 덕분일 것입니다.
[최우수작품상]
<적응> 메흐르다드 하산니
이 작품은 주인공 소년의 인생 속 한 순간을 섬세하고 시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깊은 신념이나 개인의 믿음으로는 종교란 무게로 얼룩진 편견과 잘못된 이상이 빚어낸 일반적인 전통과 관습을 지울 수 없었음을 보여줍니다. 순수의 힘을 보여주는 깨끗한 초상으로, 배우들은 알려져야 할 중요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갑니다.
[우수작품상]
<타이탄> 발레리 카르노이
영화적 기법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표현한 사실적 이야기가 돋보입니다. 연출과 영상은 관객을 주인공과 다른 소년들 사이로 이끌며 주인공의 감정과 정서를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방관하며 침묵을 지키는 교외 풍경을 배경으로 하여 허구지만 너무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어린 배우들이 훌륭하게 표현했습니다.
[심사위원특별상]
<나는 기억하려고 하고 있다> 페가 아항가라니
어둡고 때묻은 기억을 더듬어 가는 기나긴 여행 같은 작품입니다. 영화는 정의 상실로 인한 절규가 울려 퍼지던 우리의 유년 시절 사진에 왜 긁힌 자국이 있는지 추적해 나갑니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며 오래된 이야기를 매우 사실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로 확장한 역량이 돋보입니다. 영화에는 이런 끔찍한 정신적 대학살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야 수천 명에 달하는 골람과 같은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테니까요.
[관객상]
<내 어머니의 발 아래에서> 빈센트 스파레붐
한국경쟁 부문
[총평]
최근 한국 단편영화를 통해 재능 있는 신예 감독을 발견하고 새로운 내러티브 방식과 현재 한국 사회의 주요 이슈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즐거웠습니다. 저희 심사위원들은 스토리텔링 방식의 참신성, 장르적 요소, 연기의 우수성과 설득력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며 심사에 임했습니다. 제39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최우수작품상]
<옥천> 이경원
필름 누아르 요소가 가미된 이 섬세한 작품은 과거를 기억하기 위해 애쓰는 감성적인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저희는 이 아름다운 영화가 트라우마, 기억, 비애와 같은 주제를 간결하면서도 상당히 미묘하고 놀라운 방식으로 전개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텔링은 포괄적인 리듬감을, 배우들은 최우수작품상에 걸맞은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우수작품상]
<지나친 하루> 조단양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우수작품상 수상작으로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이민, 차별, 불안정성, 우연히 싹튼 독특한 우정을 매우 감각적으로 그려낸 동시대 영화를 선정했습니다. 이 작품이 가진 소통의 에너지와 연관성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심사위원특별상]
<매미> 윤대원
몸을 파는 트랜스젠더 창현에게 낯선 듯 낯익은 손님이 찾아온다는 단 한 줄의 짧은 시놉시스를 읽는 순간, 문득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감독은 이와 같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시종일관 예상치 못한 전개로 우리를 매혹 시켰습니다. 성 정체성을 겪는 주인공의 혼란을 간결한 서사와 강렬한 이미지로 직접 체험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이 작품에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여하고자 합니다.
[연기상]
<돌림총> 엄준기
상사의 혹독한 무시와 차별 앞에서도 쉽사리 꺾이지 않는 모습을 섬세하고 다양한 표정으로 밀도 있게 연기한 한 배우가 있었습니다. 그 배우는 마지막까지 작품에 몰입감을 끌어 올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바로,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군 의장대원 현규 역을 연기한 엄준기 배우입니다. 다시 한번 축하 인사를 전하며 무한한 응원을 보냅니다.
[심사위원특별언급]
<시간의 흔적> 이와
<시간의 흔적>은 아이디어의 독창성, 시적인 영화 언어, 미학적 몸의 움직임에 대한 섬세한 조명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한국경쟁 출품작 전체를 통틀어 가장 색달랐던 이 작품을 특별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관객상]
<돛대> 이주승
넷팩상 부문
[총평]
올해는 경쟁 부문의 국내외 작품 모두가 강렬하고 강력했습니다. 다양한 장르, 다양한 주제,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사회적, 글로벌한 이야기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드라마가 돋보였고 무엇보다 감정, 의혹, 망설임, 내면의 두려움을 묘사한 방식과 숨겨진 욕망을 벗겨내고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 혹은 재발견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단편영화는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담기엔 상영 시간의 제약이 있어 장편영화보다 제작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2022년 경쟁작들은 예술 영화 스타일을 추구하는 작품, 드라마와 액션이 혼합된 작품, 서스펜스와 심도 있는 정신적 사회적 탐구를 엿볼 수 있는 작품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부 애니메이션은 심미적으로 아름답고 정서적으로 매우 감동적이었으며, 순수하면서도 때로는 천진하고 감각적인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경우 굉장히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상당히 보편인 특징을 갖고 있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전반적인 사회적, 정치적 배경 아래 진실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두드러졌습니다.
가끔 대화와 독백이 좀 과하지 않나 싶은 작품도 있었지만 프레임과 영상에 대한 시각적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이런 부분을 상쇄해 주었습니다.
[넷팩상]
<소년 클럽> 첸 이웬
<소년 클럽>은 말레이시아의 여성 감독이 첫 장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그를 회사에 고발하자 보복성 괴롭힘과 해고를 당하지만 그에 굴복하지 않고 이 사실을 알리는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심사위원들은 감독의 용기, 자신의 영화를 포기하지 않는 끈기, 흡인력 있는 다큐멘터리 스토리텔링 능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가 ‘#미투운동’과 관련된 ‘아시아 영화 현장’을 조명하고 피해자와의 연대를 호소하며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아시아 영화를 진흥하는 목적을 가진 넷팩상에 합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오퍼레이션 키노 부문
[총평]
여섯 작품 모두, 창작자들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시대의 진동과 삶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이면을 들춰보고,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소통하는 것은 다큐멘터리의 영원한 소명이 아닌가 합니다. 최우수작품으로 <승우>, 우수작품으로 <르네상스>를 선정하였습니다. 과감한 소재와 관점으로 영상을 완성도있게 표현한 <아웃풋>에게는 아쉬움을 전합니다. 이번 오퍼레이션 키노가 참여한 모든 감독들이 더욱 삶과 사회에 애정을 갖고 작품활동을 지속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우수작품상]
<승우> 이해솔
카메라와 <승우> 씨 사이에 흐르는 감정의 밀도를 깊이 있게 전달했다는 것이 이 작품을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한 이유입니다. 국가 폭력의 희생에도 최승우 씨가 삶을 지속하려는 용기는 20세기의 낯선 풍경 속, 작은 조각으로만 남아있었을지 모릅니다. 다행히 이해솔 감독의 영화 ‘승우’는 그 피해 생존자가 우리와 함께 이 시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낯섦을 극복하고 존중의 시선으로 아픔을 기록한 제작진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우수작품상]
<르네상스> 노희관, 박현영
다큐는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부산의 산복도로 르네상스의 명암을 한 발짝 물러서서 보여 줍니다. 특히 관찰자적 시선과 중의적 의미의 표현들은 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습니다. 원주민들의 삶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의 본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아고라상]
<승우> 이해솔